:: 케임브리지 연합장로교회 - The Cambridge Korean Presbyterian Church : Boston, MA ::
오늘 서울에 온 수정씨에게서 목사님께서 저희 부부에게 아기가 생겼다는 말씀을 많은 사람들에게 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간단한 간증의 글을 올립니다.
-김한영, 문소영-

모든 사람의 마음을 그 사람에게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 만지시는 주님에 대한 고백이라고 해도 되겠다.
아름다운 기다림(우리부부가 함께 읽은 불임부부를 위한 책제목이다), 글쎄 지난 7년 내내는 아니었지만 마지막 2-3년간은 나름대로 간절히 바랐었다. 의례히 다른 간증들의 시작과 마찬가지로 나름대로 세상에서 잘 살고 있다가 주님께서 손수 찾아오시는 일을 경험하게 되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예전에도 여러 번 찾아오시기는 했지만, 나의 반응은 그다지 썩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에 찾아오시는 방법은 불임을 통하여서였다. 아기가 생기기를 열심히 기도했더니 아기를 주셨다. 그래서 나는 주님을 더욱 믿고 의지하기로 했다. 간단하다. 하지만 내 안에서 일어난 주님에 대한 사고의 전환에 대해서 기록해 두고 싶다. 주님의 능력을 믿지만 내게 가장 마음을 불편하게 했던 것은 기도로 질병을 치료한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이단이 아니라 성경에 나오는 치유의 은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것을 인정한다는 것은 의사가 되도록 교육 받고 또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환자를 진료해 온 의사로써의 양심을 외면하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항상 마음 한 구석이 불편했다. 특히 꼭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기도에 매달리다가 시기를 놓쳐버리도록 하는 것은 의사의 양심을 저버리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어떤 경우에는 어차피 좋아지는 경과를 취하는 질병을 놓고 기도한 후에 이적이 일어났다고 떠들고 다닌다고 생각했다. 사실, 짧지 않는 의사 생활 속에서 내가 주위에서 경험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검증된 이적은 단 하나도 없었다. 의학적으로 치유 불가능한 질병은 기도와 무관하게 치유되지 않았으며, 정신적인 지지 요법으로 호전될 수 있는 질병들은 기도로 쉽사리 호전되기도 하였다. 대개 정신과적인 부분이 많은 영향을 차지하는 질병이나 몸 상태에 따라서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면역계통의 질환이 흔히 이적을 보았다고 이야기하는 병명들이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성경에 나오는 것과 같은 치유의 은사를 더 이상 보여주시지 않는다는 것일까. 이런 고민들 속에서 나의 이성과 믿음은 서로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아기를 가지게 된 일을 통해서 하나님의 일하시는 방법을 내 방식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면 교만한 말이 되지는 않을 지 조심스럽지만 나에게는 깨달음의 기쁨이라 기록해 두고 싶다.

내가 생각하는 하나님은 스스로 만들어 놓으신 자연의 섭리를 어겨 가면서 일하시는 분은 아니시다. 그때 그때 기도를 들어 주셔야 할 때마다 예외를 만드시려면 얼마나 번거로우시겠는가. 대신 하나님의 만지심은 그러한 자연의 섭리 속에서 하나님이 일하신다는 것을 우리들 스스로 깨닫게 만드시는 것 같다. 결혼하면 당연히 생기는 아기인 줄 알았는데, 우리부부에게는 그렇지가 않았다. 사실 의학적 기준의 불임에 해당되는 경우는 전체 부부의 10%가 넘는다. 처음에는 할 일들이 많아서 아기에 대해서 아쉬운 생각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5년이 지나가고 나서는 아기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으나 잘 생기지 않았고, 6년째부터는 시험관 아기 시술을 받기 시작했다. 우리 부부는 첫번째 시험관 아기 시술을 받던 날, 당장이라도 아기가 생길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행복해했다. 하지만 실패였고, 3개월 뒤에 시행한 2번째 시술에서도 실패였다. 더 이상 추가적인 방법은 없는 상황이고 단지 여러 번 계속 같은 방법을 시도해서 운이 좋으면 성공하기를 바라는 것 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고 나니 무력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때 번쩍 드는 생각이 아, 이제는 주님이 일하실 때가 이르렀구나 하는 느낌이었다. 앞으로 동일한 방법을 반복하는 일만 남았는데, 어떤 경우에 성공할 지 어떻게 알겠는가. 마침, 이때 지금은 몽골 선교사로 가 계신 이용규 집사님의 ‘내려놓음’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모든 것을 내려 놓고 하나님의 방법을 구하면 모든 일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데로 진행될 것이라는 것이다. 가끔씩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향과 우리의 원하는 방향이 달라서 힘들어 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세번째 시술을 하면서는 이전과는 조금 다르게 주님께 기도하기 시작했다. 어떠한 결과를 주시더라도 받아드리고 주님이 원하시는 방향이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우리가 가장 원하는 방법은 이번에 아기를 주시고 그 아기를 맡아서 주님 안에서 축복되게 키우는 것이지만 주님의 뜻이 아직 우리 부부가 준비가 안 되었다고 생각하신다면 더 기다리겠다고, 만일 주님의 우리 부부에게 맡길 다른 아이가 있으시거나, 아니면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보다 다른 중요한 일이 더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그렇게 하시라고 기도하였다. 단지, 우리 부부의 첫번째 소망이 아닌 더 크고 어려운 주님의 비전을 주시겠다면 이해하고 받아들이기에는 더욱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기도했다. 결과적으로는 다행히 가장 우리 부부가 첫번째로 원하는 방법으로 행해 주신 것에 감사할 뿐이다. 주님은 아기를 기다리는 우리 부부의 지경을 넓혀주시고 그리고 나서야 아기를 주셨다. 아기를 주님 안에 전적으로 맡기기로 결심한 이후에 주셨다. 내 안에서 일어난 이러한 사고의 변화를 알지 못 하는 제 삼자의 입장에 있는 의사라면 시험관아기 시술은 부부가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계속 포기하지 않고 반복하면 언젠가는 확률적으로 성공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이야기 할 수도 있고, 이것이 의학적 견지에서는 사실일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의학적 사실을 확률이 아닌 주님이 하신 일이라고 내가 믿게 된 것은 누가 하신 것일까. 주님의 일하시는 방법이 재미있는 것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다. 개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으로 자연의 섭리를 어기시지 않으면서 주님이 하신 일로 믿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진정한 주님이 행하시는 이적이 아닐까. 많은 병고침을 받았다는 고백들, 내가 의사이기 때문에 의학적 견지에서만 보면 이적 보다는 오진이었거나, 질병의 드문 자연경과이거나, 아니면 실제로 심리적인 평안이 신체에 변화를 일으킨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들에게는 이것이 주님이 행하신 기적에 다름 아니다. 이들에게는 이들에게 가장 적절한 방식으로 주님을 신뢰하도록 만드시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 조카의 경우에는 주님께서 신생아 시절 실제로 발생했던 뇌출혈을 고쳐주신 것은 아니었다. 실제로 그러한 심각한 뇌출혈이 발생했었다면 지금처럼 총명한 아이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것은 불가능일 것이다. 의학적으로는 본다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정상신생아에게서도 보일 수 있는 뇌실내 출혈이 조금 있다가 흡수되어 사라진 것뿐이었다. 하지만 가족들은 모두가 주님께서 이적을 행하셔서 심각한 뇌출혈을 고쳐주신 것으로 믿고 주님을 더욱 신뢰하게 되었다. 기도해도 왜 불치의 병은 낫지 않는 것일까? 난 의학적으로 확인된 불치의 병이 이적을 통해서 나은 것을 단 한번도 보지 못했다. 주님이 일찍 데려가시기로 결정하셔서 일을 행하실 때면 단지 우리들이 바라지 않는 다고 해서 그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기도해도 말기 암 환자는 완치될 수 없다. 하지만, 그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그 사람 또는 그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주님이 주님의 방식대로 어루만지시고 싶어하시기 때문일 것이다. 환자는 살고 싶다고 기도하고 살려 주신다면 남은 인생은 주님을 위해서 살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병은 깊어만 간다. 그렇다면 그 환자의 낫고자 하는 믿음이 부족하기 때문일까, 그건 아닐 것이다. 자신이 더 이상 살 수 없고 살고자 하는 기도는 더 이상 이루어 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죽어간다는 사실을 주님 안에서 인정하면서도 주님을 신뢰하고 평화롭게 죽음을 맞는 다면 이것도 역시 순교의 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면 과장일까. 순교자는 그리 하지 않으실지라도 죽음 앞에서도 주님을 인정하고 믿음을 버리지 않기 때문에...
하나님이 기적을 일으키시지 않는 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기적을 일으켜서 믿게 한다면 그것은 자신보다 힘 센 자에게 굴복한 것에 다름 아닌 것이다. 대신 하나님은 우리에게 선택하시도록 하신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들이 하나님이 하셨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도록 상황을 설정해 가신다. 그리고 그 일을 하나님이 일으키신 이적으로 믿게 하신다. 다른 사람이 본 다면 그 일은 하나님이 하셨는지 아닌지 알 수 없다. 자신과 하나님 사이에서 특별한 상황하에서 특별한 방식으로 남들은 알지 못하게 그 자신에게만 하나님이 하셨다는 확신을 주시는 것이 내가 깨달은 주님이 일하시는 방법이다.

유광훈

2007.03.15 12:51:11

오랜만이네요. 유광훈입니다.

두분 가정에도 기다림이 있었고, 새 생명을 주신 기쁨이 있었다고 들어서 감사했었지요. 하지만 더 감사한 것은 아이가 생겼고 말고의 결과보다도 이 기다림을 주님께서 두 분과 만나는 방법으로 사용하셨고, 두 분이 이 과정을 통해 하나님을 새롭게, 더 깊이 만나게 되셨다는 이 글이네요.

흔히 기도제목이 있을때 결과를 보고 일희일비하지만, 더 값진 것은 결과가 아니라 그 과정,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만난 그분이라는 것, 저희도 배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쁘고, 감사합니다. 쉽게 아이를 얻고 쉽게 낳는 삶도 있지만, 기다림 속에 이루어지는 것을 볼 때 더 기쁘고, 그분을 그 과정에서 만난다는 사실이 감격스럽지요. 저희도 오랜 기다림이 있었고, 그러면서 그분을 만났기에 남의 일 같지 않게 기쁩니다. 돌이켜 보면 기다림은 결국 그분이 사랑을 표현하시는 특별한 방법이었던 것 같네요.


이재원

2007.03.15 13:18:29

안녕하세요. 이재원입니다.
안 그래도, 사모님 통해 두분 가정에도 감사한 소식이 있었다는 것을 들어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글로 나누어 주셨네요. 소영언니도 잘 지내죠? 입덧은 무사히 잘 넘기셨나 모르겠네요. 기~인 글 읽으면서 두분의 기다림의 시간들이 구체적으로 다가오고(비슷한 경험을 공유한 사람으로서^^)이런 저런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되네요.

저한테 주셨던 마음 중에 하나는 제가 오랜 시간 기다려 왔다고 생각했는데, 하나님께서는 제가 기다린 것 보다 더 간절한 마음으로 오히려 저를 기다려 오셨다고 말씀해 주셨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기다림을 통해 얻은 아이보다, 하나님의 사랑과 마음을 조금이나마 더 알게 된 것에 대해서 저 마음 속 깊이부터 감격이 밀려 올때, 기다림을 통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큰 지 깨닫게 되곤 하지요.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하나님께서 기다림의 결과를 주시는 순간 얻는 은혜와 기쁨은 잠깐이고, 그 다음 우리가 다시 하나님을 어떻게 섬기고 그 사랑과 은혜를 놓치지 않고 살아가는냐는 물음인 '그 다음은 어떻게'가 다시 저희 삶에 과제로 남더라구요.

두 분 삶에 성실하게 일하실 하나님께서 이 이후에도 깊은 간섭과 관여하심으로 인도하실 것을 믿구요. 그렇게 일하시는 하나님의 방법들을 더 깊이 알아가시는 두분의 삶이 되길 축복합니다. 예정일이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아기 태어나면 사진 꼭 올려주세요. 두 분 중 누구를 쏘~옥 빼 닮았는지 보고 싶어요.^^

서정민

2007.03.16 21:04:40

와~엘리사벳의 남편의 입이 트인 것 같은 기적이네요.
언제나 과묵하시던 김한영집사님께서 아이로 인해 이렇게 말문이 트이시다니^^

소식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저에겐 너무나도 특/별/한 두분 이시기에.^^
바로 연락드릴까하다가 먼저 공개하실 때를 기다리고 있었더랬습니다.^^

그 믿음 주심에 찬양을,
자녀를 허락하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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