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임브리지 연합장로교회 - The Cambridge Korean Presbyterian Church : Boston, MA ::
새벽 두시 오분, 다음 주에 있을 그리스어 시험 때문에 마음이 조급하지만 받은 바 은혜를 나누고 싶어 몇 자 적어 본다. 가정 예배 중에 읽은 말씀이다.

돈을 사랑치 말고 있는 바를 족한 줄로 알라 그가 친히 말씀하시기를 내가 과연 너희를 버리지 아니하고 과연 너희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셨느니라
(히브리서 13:5).

성경을 읽다보면 앞 뒤가 서로 연결되지 않는 듯한 구절이 많다. 얼핏 보면 이 말씀도 그렇게 보인다. 돈을 사랑하는 것과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는 삶이 과연 어떻게 연관된다는 말인가? 더군다나 후반부 약속의 말씀은 신명기 31장 6절과 여호수아 1장 5절에서 따온 구절로, 전쟁 중에 있던 이스라엘과 새로운 지도자 여호수아에게 하나님께서 주신 약속의 말씀이다. 그럼 왜 전쟁 중에 있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한 이 말씀이, 하필 돈에 대한 경계와 더불어 나올 수 있는가? 아직 신학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아 이 말씀에 대한 해석을 개인적인 경험 속에서 찾아 보았다.

인생은 늘 내게 전쟁과 같았다. 그 전쟁은 곧 돈과의 전쟁이었다. 20여 년 전부터 투병생활을 해오신 두 분 부모님 밑에서 사랑으로 자랐지만 늘 부족한 것이 있었다. --- 돈!

그래서 난 일찌감치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일을 하기 시작한 것은 고 1 때 세칭 노가다였다. 주일이 아닌 휴일이나 방학에는 새벽 5시에 나가 앳된 얼굴을 장삿군들이 입는 잠바로 가리고 소개소에 앉아 전화가 오기를 기다린다. - “어이, 벽돌 나를 사람?” “공구리 칠 줄 아는 사람?” – 해 본 일도 있었고 처음 들어보는 일도 있었지만 무조건 손을 들었다. 그리곤 연락처와 주소를 들고는 공사장을 찾아가곤 했다. 높은 고가 위에서 곡굉이질도 하고 발에 못이 수없이 찔려가며 거푸집 제거를 하기도 하고 내 몸보다 무거운 대리석판을 5층까지 수없이 나르기도 했다. 노가다가 물릴 즈음에는 가락시장에 나가곤 했다. 밤 8시쯤 리어카를 빌려서 시장내를 이리저리 걸어다니다 보면 물건을 실어날라야 하는 상인들이 부르곤 한다. 처음 실은 물건이 배추였는데 너무 많이 실어야 해서 리어카 위에 키보다 높게 쌓였고 끌어보니 움직이질 않았다. 하지만 욕을 실컷 얻어 먹으니 움직이지 않을리가 없다. 그래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보면 밤이 샌다. 그리곤 잠시 누웠다가 학교에 가곤 했다.

대학시절엔 새벽에 태권도를 가르쳤다. 그리고 학교에 가서 ‘근로 장학생’이라는 이름으로 일을 하고 저녁에는 과외를 했다. 학교에선 남들이 잘 하지 않는 관리반에서 일했다. 주로 학교 시설 관리를 하는 일인데 힘든 일이지만 시간 잘 지키고 일 열심히 한다고 시간을 세 배나 쳐주시는 후한 집사님이 계셔서 늘 기쁘게 일했다.

그럭게 저렇게 이런저런 일을 하다 보니, 지금 새어보면 15가지가 넘는 일들을 해본 셈이다. 힘들었지만 지금 내가 삶에 대한 투지와 열심을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게 된다.

내게 있어 삶 자체는 생존을 위한 전쟁이었고, 지금도 그 전쟁은 끝이 나지 않고 있다. 얼마전 어려운 상황에 계신 가족들을 돕기 위해 홈스테이로 그동안 모았던 돈을 모두 보내드렸더니 다시 또 원점이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고1때 어머니 병원비로 30명에게 50만원을 빌렸던 일을 제외하곤 돈을 빌리거나 도와달라고 말해 본 적이 없다. 열심히 살려고 노력도 하지만, 무엇보다 때마다 일마다 일거리나 장학금을 주시는 하나님께 신기한 마음으로 감사를 하곤 한다. 물론 지금도 누군가에게 도와달라고 말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사실 누나가 가끔씩 도와준다.)

그런 내게도 이따금씩, 당장의 청구서들 때문에 걱정이 찾아온다. 이 전쟁같은 인생이 언제 평안을 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솟는다. 어떻게하면 부자가 될 것인지, 많은 돈이 나에게 얼마나 편안함을 가져다 줄지에 대한 기대를 갖게 된다.

그 때 주님은 나에게 말씀하신다. “돈을 사랑치 말고 있는 바를 족한 줄로 알라 내가 과연 너희를 버리지 아니하고 과연 너희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나님께서는 현실과의 전쟁에 있는 나에게, 그리고 글자 그대로의 끊임없는 전쟁을 마주하고 있던 이스라엘 백성에게와 똑같은 말씀을 가르치신다. ‘나를 신뢰하라!’

믿을 수 밖에 없는 것은 지금까지 하나님께서 내 삶에 해오신 은혜 때문이다. 그 은혜가 나로 하여금 의심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도록 이끄는 힘이 되고 있다.

내 삶의 전쟁은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그 은혜도 끊이지 않으리라….

p.s. 경제적 문제에 대해 솔직하기는 정말 힘들다. 그래서 더욱 이 글을 읽은 사람들이 나를 불쌍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실 난 너무도 큰 축복 속에 살아왔다.

김경철

2007.01.18 07:32:10

은혜로운 나눔 감사합니다.일상이라는 전쟁터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전투에서 날마다 승리하길 기도하겠습니다. 전투의 규모가 클 수록 더욱 힘들겠지만 전쟁에 능하신 하나님이 그곳에 계심을 기억합니다. 은혜 나눔 계속 이어지길 기대하겠습니다. ^^

김미선

2007.01.18 08:30:29

저는 전도사님의 크신 풍채?를 보며 별 어려움 없이 자라신 분이라 생각해는데... 하나님께서 당신의 자녀를 정말 귀하게 여기시고 잘 지키셨군요.^^.
처음 교회 오시자마자 한글학교를 부탁했을때 기꺼이 해주시는 모습 뵈면서 정말 대단한 내공의 소유자이시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 이유를 알듯합니다.
전도사님 가정으로 인해 저희마음이 얼마나 든든한지요.

김수정_장년

2007.01.19 12:59:56

전도사님의 나눔에 백프로 동감합니다. 귀한 나눔에 감사드리고, 또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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