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임브리지 연합장로교회 - The Cambridge Korean Presbyterian Church : Boston, MA ::
성격이나 스타일이 아~~주 다르신 나의 두 어머니(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께서 가지신 공통점이 세 가지가 있다.  두 분다 암으로 고생하셨으나 3-4년이 지난 지금 암에서는 비교적 자유로운 상태를 유지하고 계시다는 것 (물론 여러 다른 질병으로 고생하시고는 계시지만…)과  두 분 다 기도하시는 어머니 시라는 것…. 그리고 그녀들의 지갑에는 매 주일 헌금하려고 보관하시는 빳빳한 새 지폐들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주일날 가끔씩 그녀들의 지갑에서 꺼내어져  채은이와 지원이에게 쥐어지는(할머니가 헌금하라고 주시는)  용돈은 늘 빳빳하게 다려진 새 것들이라 어린 아이들을 미혹하게 하기도 한다.  

이에 비해 덜렁이인 나는 종종 주일 아침 예배를 드리러 오는 차 안에서 혹은 봉헌시간 직전에 부시럭 부시럭 헌금을 준비하는 편이었다. 내 지갑 안에 헌금할 돈이 없으면 상가교회의 1층에 있던 은행 ATM에서 헌금할 액수를 현금으로 찾아 올라가던 일이 종종 있었다. 주일 아침에 은행에서 교인들을 만나는 일이 더러 있었으니 뭐 나만 그렇다고 부끄러워  할 일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2년 전 부터, 주일 예배를 근처 학교 강당에서 드리기로 하고 예배장소를 옮기면서 잠시 토요일 오후에 헌금을 준비하였으나 어느새 학교 정문을 나와 육교 건너편에 위치한 은행을 발견하면서 다시 주일 아침의 일상이 반복되고 있었다. 남편이 주차를 하는 사이에 육교를 건너가 은행을 잠시 들렀다가는 부부의 완벽한 역할분담의 센스…;;.  게다가 미국에 오니 좋아진 점 하나는 헌금 할 현금을 미쳐 준비해 오지 않았어도 사인 한 장으로 가능한 수표를 사용하여 편하게 헌금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아이들 헌금마저 수표를 사용하기는 좀 쑥쓰러운 터라 역시나 교회 가는 차 안에서 지갑을 뒤적거리며 아이들의 헌금을 준비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 주일…. 채은이에게 줄 1달러 지폐는 찾았으나 지원이에게 줄 1달러 지폐는 없어 여기 저기에서 겨우 긁어 모은 25센트짜리 동전 4개를 지원이에게 쥐어 주었었다.  그러나 지원이의 튀어나온 입과 찌그러진 표정…..에 같은 액수^^라면서 설득을 시도하였으나 자기 헌금은 왜 준비해 주지 않았냐며 동전을 가져가기 싫다고 성질을 부리기 시작한 지원이…..  채은이를 꼬셔서 동생에게 지폐를 양보하라고 설득을 하였으나 교회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채은이는 지폐를 들고 유년부실로 먼저 도망을 가 버렸다.  결국 주일 아침에 대성통곡을 하는 지원이의 모습을 보고 무슨 일인지 물으시던 교회 집사님 한 분이 동전을 지폐로 바꿔 주셔서 지원이가 뒤늦게 예배를 들어가긴 하였으나…..

어머니들의 지갑에 자리한 빳빳한 신권을 보면서 그녀들의 행동이 약간은 “바리새인” 같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하나님이 꾸겨진 지폐는 안 받으시고 새 지폐만 받으실 분이 아니라고… 지원이에게도 같은 논리로 이야기를 했었다. 지폐는 받으시고 동전은 안 받으시는 하나님이 아니시다.....하나님은 오늘 당장 헌금을 못 드리고 다음 주일에 헌금을 드린다 해도 좀 미뤄진 봉헌 때문에 삐지 실 분도 아니라고 …  또, 마음은 있으나 형편이 안 되어 헌금을 드리지 못해도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이 충분히 마음을 받으시기 때문에 성도들이 헌금이라는 형식에서 자유로와 질 필요가 있다고…..  
그런데 내가 간과한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의 어머니들은 가장 깨끗한 지폐를 주일에 헌금할 생각으로1주일 동안 삶으로 마음으로 봉헌을 드리고 있었고, 나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으시는 대범하신 하나님을 핑계대며 봉헌하는 그 순간도 부시럭 거리면서 온전히 준비된 마음을 드리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

추수감사주일이 다가오고 있다.
각자 형편에 따라 추수감사헌금을 “마음”으로 "준비"하라는 목사님의 말씀에 내가 준비하여 드려야 할 마음이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남은 3주 동안 내 마음을 빳빳하게 다리고 그 다린 마음을 드릴 수 있으면 가장 좋을텐데…..



김수연

2008.11.04 01:17:52

언니 저 수연이예요.
저도 저의 봉헌에 대해 돌아보게 되네요. 특히 아이들 헌금 쥐어주는 장면은 바로 주일날 제 모습이어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요.
멀리 있어도 귀한 나눔을 통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삶을 생각하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언니 하루하루 힘내시고 마무리 잘하고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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