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임브리지 연합장로교회 - The Cambridge Korean Presbyterian Church : Boston, MA ::
" 너희가 전에는 백성이 아니더니 이제는 하나님의 백성이요
  전에는 긍휼을 얻지 못하였더니 이제는 긍휼을 얻은 자니라 " (벧전 2:10)

대다수의 학생들이 학기말을 앞두고 정신없는 날들을 보내며 밤을 꼴딱꼴딱 새고 있겠지요. 학기말 페이퍼, 학년말 프리젠테이션, 종합시험에 이르는 죽음의 5월을 작년에 넘겼던 저로서는 올해의 너무 평화로운 5월이 오히려 미안할 따름입니다. 상황이 좋아져서 평화롭다기 보다는 하나님이 제게 부어주시는 긍휼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인 듯 합니다.

종합시험을 통과한 직후 작년 5월의 계획은 빨리빨리 논문써서 하루라도 젊었을 때 졸업하고 미국을 떠나자! 였습니다만.... 지난 1년을 돌아보니 제 계획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이미 그랜트도 따 놓은 연구계획이었음에도, Committee를 구성하는데 좀 삐그덕 거리며 시간을 잡아먹더니, 여름 동안 한국에서 수집해 온 예비자료를 다 분석해서 완성된 페이퍼로 낸 publish한 다음에 진행하자는 Committee member들의 요구에 지지부진한 지난 1년을 보낸 듯 합니다.

그러나 논문이 지지부진한 사이, 우여곡절끝에 시작하게 된 전문간호사 과정은 박사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간호실무 분야의 경험과 지식을 가져다 주었고 결과적으로 박사과정에서 다루는 연구 및 이론 분야와 실무의 통합을 선물로 가져다 주는 것 같습니다. Dana-Farber Cancer Institute/Brigham & Women's Hospital에서 진행된 실습이 끝나가고 다음 주 부터 6개월 동안은 MGH에서 실습이 시작됩니다. 제가 미리 계획하지 못했는데 좋은 멘토와 좋은 실습의 장을 마련해 주신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한국으로 돌아가 임상에서 마주치게 될 의료진들에게는 Boston College 간호대학을 졸업하게 될 저의 학력보다는 Harvard Medical Center에서 Nurse Practitioner과정을 실습한 제 경력에 더 관심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런 저런 Secondary Gain을 따로 생각해 보지 않아도 실습과정은 저를 Hospice & Palliative Care 영역의 간호사로 세우셨던 그 부르심과 소명을 떠올리게 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정말 제게 큰 도움이 될 인적자산입니다.  

마침 보스턴 근교에서 열릴 예정인 국제학회들에 얼떨결에 낸 초록들이 받아들여져서 멀리 여행하지 않고 풍성한 배움과 만남을 계획하게 하신 것도, 작년에 받은 그랜트 덕분에 올해는 같은 그랜트를 위한 리뷰어 중 한 명으로 선정이 된 것도 제가 한 일이 아닙니다. 전년도에 그랜트를 받은 사람이 리뷰어 중 한 명으로 천거된다는 전통에 따라 (그런 전통이 있었는지도 몰랐는데) 낙점되었고 막상 다른 리뷰어들의 리스트를 받고 보니 정말 유명한 사람들의 이름과 함께 제 이름이 적혀 있어 진짜 놀랐습니다.

적지 않은 나이니 만큼, 어떻게든 빨리 졸업을 하고 포스닥으로 일하는 1-2년동안 연구실적을 많이 쌓아서 적절한 포지션에 이를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었고 그 시간 계획이 틀어지면서 우울했었는데 이 모든 시간과 공간들은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 알파와 오메가 이신 하나님께 속한 것 임을 잊었던 모양입니다.
다시금 돌아보니 다시 공부를 시작하게 되어 보스턴에 오게 된 것, 가족들이 함께 합류하게 된 것, 지금 누리는 이 공동체의 만남들을 갖게 된 것 어느 하나 제가 한 일이 아닌데 말입니다.

하나님이 저를 긍휼히 여기심으로 부어 주시는 은혜의 결과들을 바라봅니다.
2008년 우리교회 표어처럼 그리스도께는 영광이, 우리에게는 기쁨이 될 여러 일들은 나의 열심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주의 은혜로 이루어지는 것임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나는, 그리고 여러분은 여호와의 긍휼을 얻은 자입니다.

MGH에서 혹은 그 주변에서 일하시는 성도님들~함께 밥 한 번 먹읍시다^^

최재혁

2008.05.03 17:36:04

집사님의 나눔에 감사드립니다. 아 그리고 하나님의 은혜가 하나 더 있잖아요! 장롱 면허가 현역 면허로 바뀐거요! 이제는 능숙한 드라이버가 되셨지요?^^

김상희

2008.05.05 15:38:39

하하하. 스폰서로 면허시험장에 오신 최집사님의 번쩍번쩍한 새 차를 확 긁을 뻔 하면서 면허시험에 떨어졌던 과거를 생각하면 아주 놀라운 변화이지요. 학교, 시장, 교회 근거리는 다 갈 수 있습니다. 남편에게서 자립하는 첫걸음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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