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임브리지 연합장로교회 - The Cambridge Korean Presbyterian Church : Boston, MA ::
간호학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배우는 명제는 간호의 대상인 인간이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적 존재의 합 이상의 통합된 존재라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런 통합된 존재이기 때문에 한 영역의 질병이나 결핍 혹은 불균형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다른 영역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죠.

요즘 이런 통합된 존재인 제가 삶의 전반에 걸쳐 심한 아노미 현상을 경험하고 있는 중인 듯 합니다. 제 역량을 넘어선 주부와 학생의 역할에 자연스런 노화과정이 맞물리면서 '만성 피로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는 중이고 여전히 춥고 움추려들기 딱 좋은 보스턴의 날씨 탓인지 즐거운 일 하나 없고 우울하기만 하다고 투덜이 투덜이.... 이런 상황에 대해 맘 편하게 커피 한 잔 앞에 놓고 수다 떨 친구도 별로 없어 외로움을 타고, 사순절 기간이어도 QT를 제대로 하길 하나.... 그러다보니 이런 악순환이 가져오는 결론은 "내가 그렇지 뭐, 내 인생이 그렇지 뭐.... " 자기비하, 자기연민, 자기포기.....

그런데 지난 주일, 찬양과 말씀이 저를 깨우기 시작했습니다.
    완전하신 나의 주,  의의 길로 날 인도하소서, 행하신 모든 일 주님의 영광, 나 경배합니다.
주님을 바라보지 않고 나를 바라보면 불완전한 존재임이 당연한데...
주님 만이 나를 온전하게 하실 수 있는데....

우물가에 물을 길러 나왔던 수가성 여인의 삶의 결핍에 대한 해결되지 않는 목마름이 제게 감정이입되면서......그동안 불완전한 제가 스스로 제 인생을 채워보려고 나름대로 애쓰다 탈진한 흔적들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마치 플러그를 꼽지 않은 채 문서작업을 하다가 배터리가 방전되어 꺼져버린 내 노트북을 보는 것처럼.....  기름이 부족하다는 경고등이 빤짝 거렸지만 남아 있는 기름으로 충분히 목적지까지는 갈 수 있을 거라 자신하면서 고속도로에 나갔다가 결국 갓길에 차를 세웠던 그 날 처럼....  

완전하신 주님, 마르지 않는 은혜의 샘물이시며, 꺼지지 않는 전력의 근원이시며, 절대 서지 않을 동력의 원천이신 분....
완전하신 주님과의 관계가 끊임없이 지속되면 나 뿐 아니라 교회와 이웃을 돌아보게 되고, 나의 부족함이 당연하지만 주님과 함께 완전함에 이를 수 있는 소망을 가지게 될텐데.... 죽음의 문제를 이기신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면 육체의 문제들은 나를 그렇게 비참하게 무너뜨릴 만한 위력은 없는 것일텐데....

이제 불완전한 나를 바라보며 침륜에 빠지던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완전하신 주님과 함께 하는 길을 소망하는 선순환으로 들어서 보려합니다.
어짜피 주부와 학생의 역할을 다 잘할 수는 없지만 주님 주신 소명을 생각하며 우선순위를 잘 세울 수 있는 지혜를 달라 구할 것이고, 3월이 되면 2월보다는 덜 추울 것이고 올해도 어김없이 따스한 봄은 올 것이니 어쩌면 보스턴에서의 마지막이 될 지 모를 이 추운 겨울의 남은 날들을 감사할 것이며, 낯선 보스턴에 아는 사람 하나 없었던 지난 날에 비해 조금씩 알게 된 지체들이 있음에 감사하며 지저분한 우리 집이 그대로 노출되는 것이 두려워 초대하기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며.....  

복의 근원이신 주님으로 부터 오는 은혜를 통해, 영적 관계의 충만함이 흘러넘처 통합된 인격체가 누리게 될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적의 만족감과 건강을 기대합니다.
삶에서 결핍이 없을 수야 없겠지만 그 결핍이 통합된 인격체를 총체적으로 무너뜨리기 전에, 주님으로 부터 오는 작은 충만에서 시작된 선순환이 통합된 인격체의 다른 부분의 결핍을 메꾸며 온전함에 이르게 할 그 역동을 기대합니다.

do il kim

2008.02.29 23:08:04

집사님 귀한 나눔 감사합니다. 완전하신 주님과의 깊은 연합과 동행의 비밀한 기쁨을 늘 누리시길 기도합니다. 집사님을 완전하게 하실 주님을 함께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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