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임브리지 연합장로교회 - The Cambridge Korean Presbyterian Church : Boston, MA ::
"오늘은 어제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시간입니다."

지난 화요일 사랑하는 한 선교사님의 소천소식을 들었다.
학생 때 부터 알고 지냈던 노총각 목사님과 결혼하시면서 처음 만나뵌 후,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비슷한 또래의 아내, 엄마, 그리고 세상을 품은 그리스도인으로서 교제해 오기를 10여년..... 마지막 뵌 것이 8월 마지막 주일, 한국에서의 여름을 보내고 다시 보스턴으로 돌아오기 전 주일 예배 후 식당에서였다.
1년 후에 돌아온다고 하자 손을 붙잡고 우시며 울음을 참으시던 모습이 기억에 남아 가슴을 쓰리게 한다. 아마도 이것이 이생에서의 마지막 만남이 될 줄을 아셨나보다.

상태가 그리 호전되지 않으리라는 생각은 했었어도 두달만에 돌아가실 줄은 미처 몰랐다. 그래서 미쳐 못 나눈 나의 마음들이 후회스럽다. 여름이 가기 전에 가족들끼리 휴가를 보내실 수 있도록 콘도예약해 드려야지 했다가 못한 것, 보스턴와서도 조금 한가할 때 전화드려야지 하며 미루다가 못한 것....  

마지막 가시면서 하루 하루 남겨진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했을까 생각하니 지금 내가 누리는 이 여유로운 시간이 사치스럽게 여겨진다.
한편, 궁금해지기도 한다. 죽음을 앞둔 아내가 남편에게, 죽음을 앞둔 엄마가 아이들에게, 그리고 죽음을 앞둔 선교사가 평생 섬기기로 작정한 믿지 않는 그 사람들에게 주어진 시간동안 해 주고 싶었던 일이 무엇이었을까....

종국에는 영원이라는 시간을 함께 할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지만,
그래도 오늘이라는 시간을 그리워했을 어제를 살다 간 사람들....
그들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 동안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마음껏 사랑하고 사랑받는 일이었으리라.  

하루가 천년같고, 천년이 하루같은 오묘한 하나님 나라의 시간 속에서 엄벙덤벙 오늘을 살고 있는 나는 이 귀한 시간을 소중하게 인식하며 살아가고 있었는지 스스로 돌아보게 된다. 그 소중한 시간들을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그리고 내일로 미루면서 후회할 지 모르는 일들이 있는지도....

오늘이라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나를 한없이 낮아지고 겸손하게 만드는 이유는
어제를 살다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 부러워 할 그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자각에서이다.  

박미예

2007.11.18 08:32:29

집사님의 묵상처럼...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살아가는것. 과거에 사는 것도, 미래에 사는 것도 아닌, 내게 주신 오늘 하루를 살아가는것. 내일일을 염려말고 오늘에 더 충실해야 겠습니다. 크리스쳔의 삶도 어떻게 보면, 오늘 하루에 충실하고 모든 염려를 맡기는 '하루살이'의 인생인것 같네요. 겸손한 삶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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