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임브리지 연합장로교회 - The Cambridge Korean Presbyterian Church : Boston, MA ::
Prologue
우리 모두를 흥분시켰던 2002년 월드컵의 기분좋은 경험은 이제 점점 희미해져 가고 있지만 그 것으로부터 우리의 신앙 여정의 단면을 유추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역예선 : 2002년 전까지 우리 월드컵 팀은 항상 지역 예선에서 강자임을 확인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때로는 중동의 복병에 의해 지역 예선전에서 고비를 마셔야 했기에 지역 예선을 통과해서 본선에 진출하는 것 만으로도 국가적인 경사로 불리웠던 것입니다.
학생때의 신앙의 여정이 이와 같습니다. 한참 감수성 예민한 시절 얻게된 신앙. 아직은 순수하고 여려보이는 이 신앙을 위태하게 만드는 적들로는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성장기의 갈등으로 야기된 불안전한 자아상, 캠퍼스내에 넘쳐나는 향락주의와 신에 대한 냉소주의 등이 있습니다. 예선을 넘지 못하게 만드는 적은 내부에서도 발견되는데, 기독 공동체내에서 처음 경험해보는 갈등과 실망 등은 종종 어린 신자들을 좌절케 만들어 본선 탈락이라는 아픔을 주기도 합니다.

본선 - 16강 : 아시아라는 지역 예선을 넘어 본선에서 드디어 만나게 되는 팀들은 이때것 싸우던 적들과는 수준이 다릅니다. 이름만 들어도 주늑들게 만드는 팀들이 같은 조에 속해 있을 때는 싸우기 전부터 기가 죽고 맙니다. 첫번째 패배 이후에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남은 경기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계산하기 바쁘지만 매번 한국은 16강의 턱에서 좌절해야만 했습니다.
캠퍼스를 졸업하고 만나는 첫 사회 생활이 이와 같습니다. 학생때 배웠던 신앙의 기초, 제자 훈련, 공동체내에서의 리더쉽....이 모든 것이 거대한 사회의 벽 앞에서는 일순간 초라해보이기도 합니다. 열정은 있지만 경험과 실력 모두 미천한 사회 초년병을 넘어뜨리는 적들로는 권력의 정점을 향한 치열한 경쟁, 배금주의, 이성교제로부터의 실패 등이 있습니다. 이 시절 맞게되는 "다양함"이라는 사회의 기본적 가치속에 "오직 신앙"이라는 좌표는 흔들리게되고 세상에 맞서다 소외되거나, 세상에 적당히 영합하며 숨은 그리스도인으로 살아남게 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매번 좌절해야 했습니다.

본선 - 8강 : 16강에 안착했으면 이제부터는 토너먼트입니다. 어느 팀도 만만한 팀이 없습니다. 한번의 패배는 곧 탈락을 의미합니다.
때로는 '결혼'이라는 축복받은 과정이 신앙의 걸림돌이 되곤 하는 것을 봅니다. 특히 믿음이 없는 형제 혹은 시댁과 결혼을 하게된 자매들은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신앙의 시련기를 겪게 됩니다. 행여 신앙안에서 결혼을 이루어 한가정이 된 부부에게도 결혼 초기의 삶들은 예전처럼 신앙에만 집중할 수 있는 것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아이를 낳고 힘들게 길러 어느정도 키웠다 싶으면 또 임신을 합니다. 첫째아이 임신으로 부터 둘째 아이가 부모로부터 떨어지는 데까지 약 7년이 걸리므로 성경에서 말하는 7년 대환란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이 기간 동안 고상한 말씀 묵상 (QT)커녕 주일 예배 한번 제대로 집중해서 드리기 어렵습니다. 육아의 버거움만 신앙을 위협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때 즈음엔 이미 축복속에 만났던 배우자는 원수가 되어 있기도 합니다. 성격, 가치관, 습관 이 모든 것이 안 맞습니다. 결혼 생활은 그래서 인격(혹은 성질)수양의 시간이라 불리우기도 합니다. ^^;

본선 - 4강 : 본선에만 올라온 것도 대단한 일인데 4강까지 올라왔으면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우승을 하기전에 한번이라도 패배하면 탈락을 하는 것은 동일합니다. 역사는 우승팀만을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초기 사회 생활과 육아가 주는 스트레스로부터 어느정도 벗어났다고 해서 신앙의 길이 평탄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아니 어쩌면 이제부터 본격적인 유혹과 시험들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높은 위치로 올라가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은 때로는 수단의 정당함을 묻는 과정을 생략하게 만들기도하고, 중요한 가치들과 급한 가치들을 바꾸기도 합니다. 직장인은 일중독으로 빠져들며, 아파트로 대변되는 물질 축적과 사교육으로 상징되는 자녀 교육에 인생의 최고의 우선순위를 둡니다. 때로는 전투장을 벗어난 다윗에게 찾아왔던 성적 일탈이 일어나기도하며, 건강을 잃자 결국 하나님을 저주했던 욥의 시험에 빠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중년의 위기로 인해 신앙에서 멀어지는 것은 4강에서 탈락하여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팀의 허무함과도 같습니다. 결승이 바로 앞이었기 때문입니다.

본선 - 결승 : 드디어 결승입니다. 이제 상대는 자기가 만났던 그 어느팀보다 강한 팀입니다. 상대뿐만 아니라 자신도 어느덧 강해져 있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상대팀의 파상 공격은 일찌기 한번도 경험해본 적이 없었으며, 내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전략과 기술을 가지고도 상대팀의 밀집력있는 수비를 뚫기 어렵습니다.
신앙의 결승에 오른다는 것은 단순히 교회 안에 있으면서 나이가 많아지면 되는 일은 아닙니다. 집사가 되고, 안수집사가 되고, 또 장로가 되고, 나아가 사역자나 선교사가 되었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결승에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결승에서 만나는 이세상 최고의 적 역시 예전에 만났던 적들처럼 외적인 스트레스나 눈에 보이는 관계에서 오는 것들이 아닙니다. 그 적은 자신의 내부에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때로는 경험이 주는 교만, 세월이 주는 고집, 익숙함이 주는 나태함일 수도 있습니다. 대등하고 팽팽한 결승 경기에서 패인은 종종 치명적인 실수에서 오게 됩니다. 섰다고 생각할 때 넘어지는 것이 신앙의 결승에서 보게되는 것입니다.


Epilogue
패자 부활전
하지만 한번 실패로 탈락을 맞이하는 세상의 월드컵과 달리 신앙의 월드컵에는 패자부활전이 있습니다. 사실 우리들의 실력으로는 예선에서 만나는 지역의 적들 조차 상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매번 넘어져 왔습니다. 또 오늘도 넘어져서 좌절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하나님은 성령을 보내어 우리를 위로하고 다시 일으켜 세우십니다. 때로는 걷기 힘든 우리를 업고서라도 신앙의 여정을 동행하십니다. 그것이 우리가 결승까지 넉넉히 이겨 나가며 나아갈 수 있는 이유인 것입니다. 매번 우리는 넘어지지만 좌절하거나 여기까지 수준으로 만족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 하나님이 원하시는 수준의 믿음의 경주를 달려 나아가시길 기도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지금 경주를 하는 이유이며 목표인 것입니다.

유광훈

2007.06.13 01:05:35

재밌게 읽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월드컵이 생각나신 이유라도?

생각해 보면 다윗도 젊은 시절의 그 처절한 고난은 무사히 통과하였지만, 그분의 형통케 하심에 젖어 있던 중년에 크게 한 번 미끄러졌지요. 고난은 신앙을 살아있게 하고, 편안함은 신앙을 잠들게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으니, 고난에 감사해야겠지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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