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임브리지 연합장로교회 - The Cambridge Korean Presbyterian Church : Boston, MA ::
대학교 때의 일이다. 그 때만 해도 원색이 들어간 썬글라스를 사람들이 많이 쓰지 않던 때라 한 교회친구가 노란색 썬글라스를 쓰고 온 것을 보고 신기해서 한 번 써 본 적이 있다. 순간, 와, 세상이 노래졌다. 모든 사람과 사물에 노란색 빛이 물들었고 말 그대로 세상은 노랗게 보였다.

도서관에 앉아 있는 지금, 도서관 밖 세상은 네모랗게 보인다. 창문이 네모라서 그렇다. 물론 세상이 네모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저 그렇게 보일 뿐이다. 하지만 내가 지식적으로 알고 있는 세상이 과연 진짜 세상의 참 모습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난 늘 일정한 틀에 의해 세상을 이해하고 그 안에 갖혀 있는 것이다.

이런 세상에 대한 이해를 철학자들은 세계관 (Worldview)라고 정의한다. 세계관은 사고의 틀이 철학적 구조화의 과정을 거치기 이전의 세상에 대한 이해를 말한다. 쉽게 말하면 야구경기의 규칙과 같은 것이다. 그러니까 서로 다른 시대, 다른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서로 다른 일련의 규칙에 의해 세상을 이해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나의 세계관적 한계에 대한 이러한 인식은 나로 하여금 늘 하나님 앞에 겸손한 태도를 가져야 함을 일깨워주었다. 1차원에서는 불가능한 일이 2차원에서는 가능할 수도 있고, 2차원에서는 꼭 그래야만 하는 일이 3차원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어찌 3차원의 체원적 한계에 갖혀 있는 인간이 감히 하나님과 성경을 함부로 논하겠는가! 그래서 성경을 읽으면서도 나는 자신의 이성과 논리를 늘 접어두려고 노력한다. 일견 모순되어 보이거나 불가능해 보이는 일들이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는 순간, 한순간에 이해되고 해결되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을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제물로 바치기로 결단하고 이를 실천했을 때, 그가 가지고 있었던 아버지로서의 의무와 아들에 대한 사랑을 잠시 접어두어야 했던 것과 같은 이치이다. 기독교 철학자였던 키에르케고르는 이를 “teleological suspension of the ethical”이라고 말했다. 쉽게 말하면 하나님께 나아가기 위해 나의 이성적, 윤리적 판단을 접어두어야 함을 의미한다. 하나님의 임재와 역사는 그 때 일어났다.

신학을 공부하면서 겪는 갈등은, 학자들의 의견들로부터 나 자신의 견해를 구별하고 글의 논리를 살리기 위해, 때론 내가 갖고 있는 철학적, 신학적, 세계관적 신념을 잠시 접어두고 싶은 유혹이 있다는 점이다. 남과 같은 말을 해서는 결코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인문학 혹은 모든 인간 학문이 갖고 있는 한계가 아닐까?!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성속의 이분법적 사고가 나의 온전한 신앙인 됨을 방해한다는 사실이다. 나의 삶의 전 영역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인정하고 삶과 학문에 적용하는 것이 온전한 그리스도인이 되는 길이요 기독교 세계관 운동의 핵심이다.

오늘도 3주간의 기말고사에 지쳐 씨름하고 있지만 하나님께서 내가 쓰는 모든 글과 말 위에 임재하시기를 소망한다. 나의 생각과 사고가 그 분의 지혜와 진리를 반사할 수 있기를 갈망한다. 나의 글을 읽는 이들이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갖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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