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임브리지 연합장로교회 - The Cambridge Korean Presbyterian Church : Boston, MA ::
사랑하는 조카 웜우드에게

오랫만에 편지를 쓰는구나. 오랜 전통의 루시퍼 악마 양성 학교를 갓 졸업한 네게 인간세계를 효과적으로 공략하는 법을 알려주기 위해 네게 써왔던 편지들이 C.S.루이스라는 작자에게 입수된 후 세간에 출간되어 우리들의 영업 방법이 노출되어 그동안 많은 타격이 있었단다. 이제 세월이 지나 사람들이 우리들에 대해 다시 잊어 버린 것 같아 다시 네게 펜을 들었다.

이번에는 보스턴에 있는 유학생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들은 비록 수가 많지는 않지만 이 들이 지니고 있는 잠재적 영향력을 고려한다면 이 들을 반드시 우리들의 손아귀에 넣어야 함을 잊지 말아라. 네가 보았듯이 이 들은 이 곳 학교들의 합격 통지서를 받았을 때 이들이 얼마나 감사했는지 알 것이다. 이 들은 마치 오래전 사울왕이 그랬던 것처럼 의기양양하게 전투장에 입성하여 잠시 우리들을 긴장하게 하였으나 그 들은 너무나도 무방비 상태임을 우리들은 곧 알게 되었다.

네가 사용한 초기의 공략 방법들은 매우 효과적이었단다. 즉 이 들을 곧 언어장벽이라는 심한 좌절감을 맛보게하고, 사방이 단절된 듯한 외로움을 불어 넣은 것과 이 들의 몸을 쳐서 이유없는 신체적 연약함을 주게 된 것 말이다. 거대한 언어장벽은 이 들이 가지고 있던 높은 자존심을 단번에 무너뜨리고, 이 들 인생에 아마도 최초의 좌절감을 맛보게 할만큼 효과적인 무기이다. 수업은 커녕 일상 생활속에서도 언어장애를 겪게 만드는 것을 잊지 말아라. "바보"가 되었다는 것은 자존심 높은 이들에게 참기 어려운 모욕임이 분명할 것이다. 외로움 역시 우리가 겹겹히 닫은 인간의 마음을 해제하는데 종종 사용되는 방법들이란다. 부모와 친구로부터의 단절, 자신이 누렸던 문화로부터의 단절은 이들에게 익숙한 것이 아니며 종종 외로움을 넘어 우울증이라는 고질병으로 이어질 것이다. 거기다 신체적 연약함을 경험하게 만들면 이 들은 스스로 설 수 없는 패배감을 맛볼 것이다. 그러나 종종 이들에게 작은 성취감을 주는 것을 잊지 말아라. 이 들은 반복되는 좌절속에서 성취감에 목말라 있으며 외부의 칭찬에 민감하게 반응을 한다. 종종 깊은 절망은 이들로 하여금 우리들의 원수 - 이들의 창조주에게  두손들고 안기게 하는데 세상에서 주는 칭찬이 종종 이런 최악의 경우를 막아주곤 하기 때문인 것이다.

사랑하는 조카여. 그러나 인간들은 지혜롭고 때론 우리들의 원수가 이들을 돕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초기 어려움은 곧 쉽게 극복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인간들의 마음을 무너뜨리는 가장 강력한 무기를 사용하여야 한다. 그것은 바로 "비교"와 "두려움"의 마음인 것이다.

"비교"는 우리가 가장 즐겨 사용하는 방법이다. 인간들은 그 들이 아무리 가진 것이 많고 심지어는 우리들의 원수의 아들들이 되었다 할지라도 누군가와의 비교를 통해 쉽게 무너지는 존재들인 것이다. 잠시나마의 행복감과 성취감을 누리고 있는 그들의 어깨위에 앉아 조용히 그들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진 듯한 누군가의 이름만 말해주면 된다. 그들은 곧 그들이 가진 것은 잊고 그들이 가지지 못한 것들에 집중하게 되며 질투와 좌절이라는 감정을 갖게 될 것이다.

또한 "두려움"은 이들이 우리를 경배하게 하는 가장 큰 이유인 것이다. 이들이 학업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더라도 모든 상황은 불확실하다. 세상은 더욱 경쟁적이며 이들이 가지고 있는 것은 그리 강력하지 않음을 알려주어라. 세월은 흘러가는데 아직 배우자를 만나지 못하였음을 끊임없이 상키시켜 이들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어라. 이들의 막연한 두려움은 이들의 눈에 보이는 가장 확실한 것 - 돈, 명예, 권력을 추구하게 만들것이며 이 것들이야말로 이들의 두려움을 없애게 만드는 것임을 이들로 믿게 만들라.

사랑하는 조카여. 이처럼 이 땅의 유학생들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는 법들은 많이 있다. 그러나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우리들의 원수가 이들과 함께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 땅 보스턴에는 캠브리지 연합 장로교회라는 우리들의 난공불략의 교회가 있다. 이 교회의 우두머리부터 말단 신자들에 이르기까지 이 들은 한결같이 "내려놓음"- 이라는 우리들의 가장 두려워하는 무기로 무장하고 있다. 이 "내려놓음"이라는 비법을 한번 익혔으면 이들은 그들이 경험하고 있는 한계, 외로움, 좌절, 비교,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로와지게 되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 비법은 이제 어떤 작자에 의해 책으로 출간되어 우리들에게 거의 넘어 왔던 인간들을 다시 흔들리게 하고 있다.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그러므로 때가 악하므로 더욱 열심히 일하자. 끊임없이 이들의 약한 부분을 공격하여 좌절케 만들고 강한 부분을 칭찬하여 교만케 만들라. 눈물을 흘리며 씨앗을 뿌려라. 언젠가는 열매를 거둘것이다.

너의 삼촌
이 땅의 미혹자
스크루테잎으로 부터

p.s. 이번 만큼은 이 편지를 잃어버리지 말아라. 이번에도 이 편지가 인간의 손에 들어가면.....더 이상 널 변호해줄수 없겠구나.....

서정민

2007.04.15 08:19:51

어쩜 이렇게 필체가 루이스의 것과 유사한지...
혹시 진짜 스크루테잎에서 입수하신 건 아닐찌^^

황영옥

2007.04.15 10:44:56

ㅎㅎㅎ 너무 똑같아요.
저는 혹시 책에 이런 편지가 있었는지 다시 들쳐 보았습니다.
집사님 저작권에 휘말리지 않도록 '펌'이라고 해야 하지 않겠어요?ㅋㅋ

김경철

2007.04.15 16:30:20

ㅎㅎ 당연히 스크루테잎이 쓴 편지니 필체가 같지요. 그러고 보니 C.S.루이스 형님께서 편지 빼돌리는 기술을 제게 가르쳐 주신지가 벌써 18년이 지났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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