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임브리지 연합장로교회 - The Cambridge Korean Presbyterian Church : Boston, MA ::

버림 당하신 어린 양

조회 수 2446 추천 수 0 2007.04.07 17:08:34
성금요일과 부활주일 사이에 끼인 토요일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을 묵상하는 금요일을 지내고 다가올 부활주일을 기다리며 심심하게 보내게 되는 토요일이지만, 사실 예수님 입장에서는 사망의 권세에 매여 가장 괴로운 시간을 보내던 때가 오늘이 아닌가 싶습니다.

막상 The Passion of the Christ 를 보면서 예수님이 당하신 육체적 고난은 제게 그리 큰 인상을 남기진 않았습니다. 물론 그 당하신 고난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긴 하지만 (예수님은 열상으로 인한 심한 통증, 과다출혈로 인한 탈수 등으로 충분히 고난당하셨겠지만), 육체의 고난은 죽으면서 끝이 나는 고난이기 때문에, 그리고 예수님의 제자들도 더러 십자가에 달려 죽는 최후를 맞이했기 때문에 어쩌면 절대적인 고통이 아니었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겟세마네 동산의 기도로부터 시작되어 십자가에서 숨을 거두시는 '죽음의 과정' 동안 예수님을 가장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아마도 '버림당함'으로 인한 고통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당신이 사랑하는 이스라엘 백성들로부터 십자가에 못 박으라는 외침을 들으셔야 했고, 예수님을 따르던 많은 제자들로부터 버림 당하셨고, 마침내 하나님으로 부터 외면당하시며 철저히 사망의 권세에 자신을 내맡길 수 밖에 없었던 그 버림당하는 과정이 얼마나 아프셨을까 생각해 봅니다. 죽임 당하신 어린 양이란 찬양이 있지만 죽임 당하시기 이전에 이미 버림 당하신 어린 양이셨을겝니다.

생의 말기를 겪고 있던 많은 환자들을 보면서 그들이 가장 괴로와 하는 일은 골수까지 사무치는 뼈의 통증이 아니고, 산소마스크를 끼고도 헐떡거리며 숨쉬기 힘들어 하는 고통이 아니고, 홀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 떨어져 알지 못하는 세상으로 내어 버려져야 하는 '격리'의 고통임을 종종 목격합니다.

하나님 본체이시나 동등됨을 취하지 않으시고 육체를 입고 우리와 같은 모습으로 서신 예수님이 하나님을 대적하는 세력들에게 잡힌 바 되었고, 우리의 죄를 대신 감당하시려고 사망의 그늘에 매이셨기에 마침내 하나님 자신으로부터 버림받으시고, 어둠의 긴 터널 속에서 토요일 하루를 보내셨겠지만...

죽음을 넘어 다시 생명으로 부활하심으로 인해 구원을 누리고, 회복을 누리고, 승리를 누리고, 영생을 누리게 되는 저에게는 얼마나 벅찬 감격인지 모르겠습니다.
저를 위해 버림당하시기로 선택하시고 철저하게 버림당하셨던 어린 양을 찬양합니다.




김미선

2007.04.09 07:02:53

"주님의 흘린 눈물은 십자가의 고통이 아니라오.
우리의 무지함을 아파하시며 흘리신 눈물이였소."
라는 찬송이 있습니다. 제가 즐겨 부르는 찬송이지요.
하나님의 마음을 알지 못하고 그 분의 계획을 알지 못하는 우리들을 인해 하나님은 마음 아파하시지요. 하지만 서서히 하나님의 우릴 향하실 계획은 삶 가운데 드러나고 세월이 지난 수록 더욱 감사하게 되니 그 또한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오늘 하루도 그 하나님의 뜻을 알아가는 하루가 되길 기도해 봅니다.

김미선

2007.04.09 07:03:57

찬송가사가 틀렸네요. 십자가의 고통이 아니라 무거움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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